매미가 울고 난 여름 밤. 우리는 그 밤 아래 잠을 설쳐 있다. 우리의 꿈 속에서 우리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꿈 속은 우리가 언제나 창조하고 바꿀 수 있다. 네가 떠나기 전 여름에 우리는 그 꿈 속에서 헤엄을 치고 있었을까, 아니면 나만 그 속에 빠져있었을까. 나만 이 상황을 오해하여 빠진 것인지, 너도 즐겼을지. 나만 아는 문제와 너만 아는 정답이다. 넌 항상 나에게 우정이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듯이 했었던 말투들이 내겐 마음의 화살로 돌아와 꽂힌다. 가끔식 이 화살을 뽑으려고 하다 마음이 울컥해 더 이상 뽑지를 못 한다. 이 울컥함이 언젠가는 절망 속으로 빠질까 두렵고 내 자신을 망치는 것과 같을 것이다. 너가 나를 생각하는 것과 내가 너를 생각하는 것이 같았으면 좋겠다고 느낀 적이 한 번이 아니다. 매번 너와 함꼐 있을 때 마다 그런 생각을 한다. 너가 나를 떠나기 직전 까지도 나는 그런 생각을 하였다. 너가 나에게 떠난 것을 체감하기 전 까지는.

너를 죽도록 미워해 보고, 경멸해 봐도 네가 너무 좋았다. 지내온 시기가 길어서 그런가, 아니면 너와 한 기억을 잊지 못해서 그런 것인가. 너를 잊어보려 해도 쉽게 잊히지 않는다. 함께 매미 소리를 들으며 무슨 매미인지 맞추는 너의 모습과 시냇물에 발을 담가 나와 발장구를 치던 너의 그 장난기 있던 표정. 모두가 한 세트인 듯이 내 머릿속에 남아서 나를 아프게 한다. 너는 나의 이런 모습을 모른 채 계속 살아가겠지. 넌 나에게 한 마디의 말도 없이 그냥 떠나갔으니. 아무리 네가 변명을 해도, 진실을 말해도 내 마음 속엔 이미 정해진 대답이 정답이라고 박혀있어, 너를 믿지도 못하겠지.

가끔 듣던 노래 가사가 너를 생각나게 하면 나는 그 노래를 바꾸었다. 너를 생각한 내 모습이 너무나 비참해지고 점점 내가 아니게 되는 것 같아서이다. 너를 생각하는 나의 모습은 허공을 바라보는 동공의 크기가 점점 커지고, 무의식으로 빠지게 되는 입은 점점 벌어져 뭐가 들어오는지도 모르고, 콧구멍은 힘이 풀어져 아무 생각이 없어 보인다. 곧게 펴던 허리는 점점 숙여지고 다리는 점점 오므려 나를 점점 작아지게 한다. 네가 원한 나의 모습이 이런 것인가. 한 번만 꿈에 나오면 소원이 없겠다고 외치던 시절이 이틀 전 같은데, 꿈에 네가 나오면 더 이상 버티질 못 할 것이다. 너에겐 그저 스쳐 간 인연이지만, 나는 아니다. 나에게 있어 너는 뜻이 깊게 있고 여운이 오래 가는 사람이었다. 먼 미래 너를 잊겠지만 그전까지는 나는 너를 기억 할 것이고 너는 나를 기억 하지 못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