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할 때 이빨이 손톱을 씹는 것은

서로를 보듬어주는 의식 같은 것

손톱도 가끔 불안해지지 않을까

내가 누군가를 해치면 어떡하지

의도치 않았는데 너무 뾰족해서

이빨도 가끔 불안해지지 않을까

좋은 일을 할 수 없으면 어떡하지

나는 부수는 것만 잘하는 존재라서

그럴 때 손톱이 이빨을 찾아가는 게 아닐까

나 좀 씹어줘, 하면서

이빨이 손톱을 잘근잘근 씹으면

손톱의 모서리는 점점 뭉툭해져가고

이빨의 무기는 점점 손길이 되어가고

그러면서 불안을 없애는 게 아닐까


27회 외솔 글짓기 대회 장원 수상작. 온라인에서 발견하더라도 무단 도용이 아니며 동일 저자의 작품이 맞습니다.